travelogue✈️/2021 Tahiti 🏝

2021 타히티 신혼여행 : 모레아섬 (1)

테디앙앙 2021. 12. 30. 08:57

모레아? 무레아? 모-오레아 

Mo'orea : 모레아인지 무레아인지 검색할때 엄청 헷갈렸었다. 검색할때도 그냥 섞어서 찾아봤었는데, 비행기에서 승무원 안내방송을 들으니 '모!오레아-'라고 하는 것 같이 들리더라. 그래서 그냥 모레아로 쓰기로 ㅋㅋ

사실 모레아섬은 보라보라섬을 알아보다가 곁다리처럼 알게 되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레아&보라보라를 연계하듯 모레아가 더 낮은 가격대였고 보라보라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선택했다.  -처음 마음같아서는 1주일 다 보라보라에 머물고싶었을테지만- 

다녀온 지금 생각해보면 보라보라섬과보다는 좀 더 초록빛이 많은 느낌이랄까? (엥ㅋㅋ) 보라보라는 바다에서의 망중한인 느낌이었다면, 모레아는 항상 산과 바다가 함께 있는 풍경이었고 산을 찾는 트레킹이나 ATV 등의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더 수월했다. 하트 혹은 독수리 모양의 모레아 섬 지형에 더 정이 간 듯. 모레아에 머무르던 중 원래 계획했던 스쿠터를 빌려 섬 한바퀴 일주하기로 한걸 못한게 못내 아쉬웠는데, 섬 반대편 아래쪽은 또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마음은 언제일지 모를 다음을 위해 남겨놓는것으로 🥲

 

공항에서 리조트로

타히티섬을 출발해서 아 이제 가나보다 할 때쯤 모레아섬이 눈에 들어왔다. 비행기가 도착하자 우리를 포함 열댓명정도의 사람들만 모레아섬에서 내렸고, 역시나 이번에도 비행기에서 내려 활주로를 걸어 공항 터미널로 입성. 모레아 공항은 여느 지방 시외버스터미널정도의 귀여운 규모라서 우리를 내려준 비행기 프로펠러 굉음으로 공항 전체가 떠나갈것같았다. 우리가 나오는 도착출구 바로 옆 출발입구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는데 그 승객들을 바로 태우고 보라보라로 비행기는 다시 떠났다. 공항 출구로 나와보니 몇대의 택시가 대기중이었고, 한 택시에 인원수 채워 몇 팀을 함께 태워가는 듯 했다. 우리는 프랑스 커플과 합승을 하게되었고 약 15분정도 걸려서 힐튼 모레아에 도착, 택시비는 2000프랑이 나왔다. 원래는 3000프랑정도지만 합승을 해서 2000프랑만 내도 되는거라며 매우 굳딜인듯이 택시 기사가 귀뜸해줌. 아 네 감사... 내릴 때 영업도 열심해 해서 공항으로 돌아가는 날 와츠앱으로 연락해같은 택시를 타고 돌아갔었는데 아쉽게도 같이 택시탔던 프랑스커플은 우리 가기 한시간 전에 이미 돌아갔다고해 합승은 못했고 과연, 돌아갈때는 3000프랑을 내게 됐었다. 

 

체크인


원래는 힐튼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려다 오빠네 회사직원몰에 호텔 예약 카테고리가 있어 거기서 검색을 했고 꽤 많이 할인된 금액인 1박 약 $3xx의 금액에 쾌재를 부르며 가든빌라를 3박 예약, 조식은 다이아몬드 티어 베네핏으로 제공될 것이라 예상하고 별도 추가하지 않았다. 근데 막상 체크인을 하러 가보니 정책-타사를 통한 예약의 경우 멤버십 혜택을 제공할 수 없음-에 따라 기대했던 얼리체크인이나 조식무료제공 등은 해줄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가 오버워터방갈로로 업그레이드는 해주마하며 방을 고르라했는데 위치가 약간 쭈구리인것같긴 했지만 우리는 그게 어디냐며 넙죽 받아들였다. 도착한 시간이 오전 10시반쯤이었는데 짤없이 오후 두 시에 방을 안내해줬고 그 사이 Rotui Bar & Grill 에서 점심먹고 칵테일한잔 하며 시간을 떼웠다. 눈 앞에 펼쳐진 옥빛바다풍경에 넋을 잃어 기다리는 시간이 후딱 지나간듯 (+해먹에서 졸기도 함) 

 

룸컨디션 

우리의 숙소는 60번, 위치가 오버워터방갈로 구역 초입에 크레페바가 바로 앞이라 저녁시간에는 음악과 신난 사람들의 대화소리로 시끄러운 편이었는데 여행지의 들뜬 분위기에 어울리는 백색소음(?)이라 생각해 크게 불편해하지않기로 했다. (근데 이따금씩 깜짝 놀라게 너무 가까이 들릴 때도 있었음)

리셉션에서부터 버기를 타고 우리방 문앞에 도착, 한번 들어가볼까요 짜잔- (연식 인증이라고 해도 숙소문  열고 들어갈때마다 머리속에 러브하우스 배경음이 자동재생되는건 막을수가 없다. 🤣) 커튼 너머로 보이는 파란 바다전망에 탄성을 지르며 들어갔다. 오빠와 내 얼굴에 함박웃음 가득이었을듯.. 쓰면서 떠올리니 또 아련해지네 흑 

수심이 가슴께까지 오는 정도라 산호들과 물고기들이 바로 보였고 물놀이하기에도 좋았다. 소파 앞에 투명바닥이 있었는데 바닥 밑으로 물고기를 보기도 하고 이따금씩 스노클링이나 카약타는 행인들을 보게되기도 함. 

숙소 중 가장 흡족했던 것은 냉장고에 매일매일 물과 맥주, 음료수를 리필해줬던 것. 덕분에 히나노 맥주를 원없이 마실 수 있었다. 히나노 맥주의 맛 자체는 보통의 라거와 비슷한 정도였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던 휴양의 기억으로 남아 살면서 꼭 한 번 다시 마시고싶은 맥주로 두고두고 꼽게 될 듯 하다. 처음 냉장고에 미니샴페인 한 병도 있었는데 그건 웰컴드링크였는지 다음날부터 리필안해주더라 케케 

아쉬웠던 것은 욕실. 욕실은 이래저래 참 의문이 많은 구조였는데, 일단 매우 넓지만 욕조는 없고 세면대와 거울은 각 두개씩이지만 변기와 공간이 따로 분리가 된것도 아닌🤷‍♀️ 매일 물놀이 끝나고 수영복 손빨래 하는게 일과였는데 욕조가 없어서 아쉬웠다. 욕실어매니티 향은 Verbena & Lavender, 버베나와 라벤더 둘다 좋아하는 향인데 힐튼 특유의 그 백인중년남성 취향이 가미되어 쓰면서도 별로다싶었다. 거품망 안챙겨갔었는데 목욕타올이 따로 없었어서 개운하게 씻지도 못했고. 하긴, 그게 다 쓰레기지만 :-( ㅋㅋ 쓰다보니 많네

 

 

 

저녁식사 - Fare Maheata


첫날 짐을 얼추 정리하고나니 허기가 몰려왔다. 원래 아침은 조식을 먹고 점심은 간단히 컵라면, 저녁은 놀다가 바깥에서 사먹던지 하자!했었는데, 막상 택시를 한번 이용해보니 리조트에서 바깥을 자주 다니기에는 택시비가 부담일 것 같았다. 다행히 몇백미터거리에 운영중인 음식점이 있었고 어두컴컴한 도로 옆 길을 걸어 Fare Maheata 라는 곳으로 찾아갔다. 한창 저녁장사 할 시간대에 손님이 한명도 없어 당황했는데, 사장님 말로는 점심에 매우 북적북적하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저녁에 사람이 없어서 정리하려던 참이었다고. 처음에는 의구심에 '하하 네 그러세요..'하고 먹었지만 그날 저녁을 먹고, 나중에 힐튼 저녁부페도 먹으며 느낀 것이지만 이 집이 찐 맛집이었다. 실제로 다음날 낮에 카약타며 지나가다 보니 해변가 좌석이 모두 만석이었고, 저녁도 결국 이곳으로 또 왔었다. 

첫날 메뉴는 나는 레몬버터소스를 뿌린 구운 생선, 오빠는 참치포케를 선택. 구운 생선 엄청 촉촉하고 부드러웠고 오랜만에 먹는 안남미랑 그린빈이 가득해서 내 취향에 딱이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사장님이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었는데, 이 레스토랑은 가족이 함께 운영하고있고, 메뉴에 나오는 생선은 대구였지만 자기들은 라군피쉬를 보통 먹는데 '와 메뉴에는 없나요? 라군피쉬 한번 먹어보고싶어요'에 대한 답으로, 예전엔 짚불에 몇시간동안 구운 라군피쉬 메뉴도 했었는데 지금은 안한다고. 나중엔 어쩌다 기후변화 얘기까지 흘러갔는지 모르지만 자기 어렸을때는 해안선이 지금보다 20m 먼 데 있었다 얘기해줘서 먹다말고 숙연해짐. 이 아름다운 섬도 몇십년후에는 바다에 가라앉게될까. 그냥 인간 숨쉬고 사는거 자체가 환경오염이다 흑흑 😭

음식맛도 맛있고 사장님 해준 얘기도 재밌는게 난 마음에 쏙 들어서 다음날도 여길 다시 와도 좋겠다 싶었는데, 오빠는 사실 사장님의 노가리타임이 너무 부담스러웠다며 극구 반대를 했었다. 주변 음식점도 저녁엔 문을 거의 다 닫았고 이만한 맛집이 없다 겨우 설득하여 다시 찾아갔는데 다행히 사장님은 없고(?) 담백하게 할말만 하는 서버만 있어 안심하며 식사를 함 ㅋㅋㅋ  

https://youtu.be/vz5XU8Fp84I

둘째날 갔을땐 해변 좌석에 앉았다. 분위기 낼 겸 칵테일 -피냐콜라다와 마르가리타-도 주문하고 이번엔 타히티 대표음식 푸아송크루와 구운 생선을 주문했다. 타히티에 머무르는동안 거의 매일을 푸아송크루를 먹었는데 생선도 큼직큼직, 가장 맛있는 푸아송크루였다. 바닷물에 발 담그고 석양을 바라보며 달지않아 딱 내 취향이었던 피냐콜라다 한 모금에, 해안가까지 올라온 물고기들 깜짝 발견하면서 산 너머 석양이 지고 하늘이 어둑어둑해질때까지, 호텔에서의 장미꽃 뿌려진 럭셔리 저녁식사는 아니더라도 꽤 근사한 낭만의 저녁이었다. 서버에게 주문하며 우리 어제도 왔었어~하니까 다 먹고 나갈때 우리한테 '내일 또 봐'라고 했는데 다음날은 힐튼에서 전통춤보며 부페 먹기로 해서 아쉽게도 이 날이 마지막이었다. 아쉽네 또 갈 뻔 했는데 ㅋㅋㅋㅋ

 

(힐튼리조트 내에서 먹은것들은 다음편에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