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ogue✈️/2021 Tahiti 🏝

2021 타히티 신혼여행 : 보라보라 (1)

테디앙앙 2022. 1. 11. 07:41

보라보라를 이야기할 때 무엇부터 이야기해야할까? 모아나 테피티산의 모델이 된 오테마누산과 그 주변을 둥그렇게 둘러싸고있는 수상가옥 리조트, 밀키스 빛깔의 바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머리속에 그렸던 꿈의 휴양지 모습이 실제 눈앞에 그대로 펼쳐지는 곳이었다. 게다가 만나면 "요라나~"하며 미소와 인사를 건내준 사람들까지, 단 하루만 머물러도 마음 속 울화와 짜증이 정화될 것만 같은 지상낙원이 바로 보라보라였다. 

 

모레아에서 보라보라로

 

모레아에서 보라보라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20분정도 소요된다. 오전 10시 40분 출발 비행기라 공항에 9시 50분쯤 도착했는데 수속에 그리 오래걸리지않아 여유가 있었다. 비행기를 기다리며 공항 기념품 가게에서 구경하다 히나노 로고가 박힌 회색티가 눈에 쏙 들어왔는데 나중에 타히티 시내가서 살수 있겠지 생각하며 내려놓았었지. 하지만 늘 그렇듯 (그때에도 예감하긴 했다) 그 티셔츠는 다시 볼 수 없었어.. 가게문도 다 닫았고 😢

모레아에 들어올때보다 보라보라로 갈때 조금 더 사람이 붐벼서, 공항 출발선에 사람이 북적북적한것 보고 이사람들 다 어디에 있었나 어리둥절했었다. 역시나 좌석은 선착순이었고 우리줄순서가 중간쯤이라 다행히도 왼쪽좌석에 간신히 앉을 수 있었다.

(외우자, 보라보라로 갈때는 왼쪽에 앉기!)

공항에서 리조트로

 

보라보라 대부분의 리조트는 본섬을 빙 둘러싼 작은 섬들에 각각 위치해있기때문에 공항에서 보트를 타고 리조트로 들어가야 한다. 찾아보니 호텔 전용 셔틀을 타고 바로 가거나 좀 더 저렴하게 에어타히티가 운행하는 무료 셔틀보트을 타고 본섬을 거쳐 리조트로 가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일단 한시라도 빨리 짐을 떨구는게 중요했기때문에 전용 셔틀보트를 타고 리조트로 바로 가기로 했다.

근데 나중에 호텔 보트 시간표에 있는 가격을 확인했을땐 본섬-리조트 왕복 요금이 "인당 2,200프랑 단, 출도착날은 7,500프랑"이라고 써져있었는데, 어차피 전용셔틀가격(왕복 15,000프랑)이랑 같은거 아닌가 싶었다. 아예 본섬을 거치는 옵션을 빼도록 만든건지? 아직도 알쏭달쏭

비행기에서 내려 짐 찾는 곳으로 오니 그 옆으로 호텔 이름표를 단 부스열이 있었고, 짐을 찾은 사람들은 모두 각자 예약한 호텔 부스로 흩어졌다. 우리는 콘래드 보라보라 누이 부스로 고고! 여기서 예약자 이름을 확인하니 보트 탑승 안내를 해주며 꽃목걸이를 걸어줬다. 꺄 드디어 목걸이를 걸어보네 *_* 힐튼모레아에서도 안해준 ㅋㅋ

보트를 타러 선착장으로 나가자마자 탄성을 질렀는데, 아마도 따지기로는 공항 주변 바다색깔이 가장 뽀얗고 예뻤던것같다.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이 다 올때까지 기다리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싱글벙글- 신이 났어요

드디어 셔틀보트가 출발, 배에는 다섯팀정도 탔었는데 가는동안 시원한 생수를 제공해줬고 직원이 한팀씩 다시 한번 예약자 이름을 확인하며 이것저것 안내를 해줬다. +이 셔틀 요금은 왕복 인당 15,000프랑인데 하시겠어요? 아니 그런 얘기를 배 출발하고 하면 어떻게 해요 ㅋㅋㅋㅋ

리조트로 향해가는동안 보는 방향따라 계속 변하는 오테마누산의 모습과 깊이에 따라 달라지는 바다색깔을 감상하느라 쉴틈이 없었다. 수상가옥들이 보일때마다 저기인가? 저기인가?? 싶었는데 콘래드는 공항에서 가장 먼 남쪽에 위치해서 배를 타고 꽤 들어가야 나타났다.

 

체크인

20분쯤 달리니 리조트에 도착을 했고, 선착장에는 흥겨운 우쿨렐레 반주와 함께 마중나온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곧 바로 옆 라운지에 앉으라 안내를 받았고 웰컴드링크를 마시며 조금 기다리니 자기를 킬리안이라고 소개하는 직원이 다가와 체크인을 도와줬다. 킬리안과 사진을 못찍어 아쉬웠는데 동영상속에 킬리안도 있었네! 앞으로 호텔 이용 문의사항이나 요청할 것들은 자기한테 얘기하면 된다고. 오우 버틀러 서비스까지 :) 체크인이 끝난 후 버기를 타고 리조를 한바퀴 돌며 안내를 받았는데 여기는 뭐고 저기는 뭐고, 워낙 많은 내용을 킬리안이 속사포처럼 얘기해주느라 반만 제대로 알아들어서 결국 나중에 그때그때 다시 물어봤었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마지막 레이트체크아웃 요청할때에도 항상 열심히, 성심껏 답변해줘서 감동이었다.

리조트 투어가 끝난 후 드디어 방에 도착! 한시반쯤 방에 들어갔으니 얼리체크인 요청을 따로 해야하나 걱정은 괜히 했었네.

룸컨디션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124호, 풀 오버워터 빌라였다. 홈페이지에서 예약했을땐 기본 오버워터빌라였는데 풀 딸린 방으로 업그레이드를 받았던 것이로구나 야호!

이것때문에 약간의 혼란이 있었는데, 체크인하는날 거의 90만프랑이 결제된 것이었다. (원래 예약금액은 52만프랑) 우리는 이걸보고 디파짓이다, 아무리 그래도 디파짓을 이렇게나 많이 결제를 해버리냐 토론을 했는데 결국 리셉션에 가서 확인을 해보니 룸업그레이드가 되며 결제금액도 같이 바뀌어 결제가 되버린 것이었다. 큰일날뻔했네ㅋㅋ 나중에 체크아웃할 때 추가로 사용하는 금액을 상계시켜 차액만큼 환불받기로 했다.

끄트머리에 위치해서 방에 있을땐 프라이빗하게 조용히 쉬었고 (원래 사람도 별로 없긴 했지만) 식당과 리셉션 등을 오갈때는 너무 많이먹어 소화시킨다고 걸어간 때 빼고는 거의 자전거를 이용했다.

 

 

방에 들어설때 킬리안이 함께하며 열심히 설명해주는 바람에 러브하우스 내적bgm은 재생이 안됐지만 킬리안이 돌아가고나서도 한참을 오빠랑 나랑 우와~ 우와~하며 감탄을 했다. 방에 들어설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한쪽 벽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었고, 잠들때나 잠잘때도 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침대 방향이 창 쪽을 향해 있었다. 넓은 침대 위로는 꽃장식과 수건장식이 있었는데 수건이 무슨 형체인지 알 수 없으나 아무튼 뭐, 많이 환영한다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 (그러고보니 힐튼 모레아는 이런것도 없었는데, 자꾸 비교하게 된다) 푹신한 베개와 토퍼에 푹 파묻혀 바라보던 새벽녘의 하늘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르네.

침대 뒷쪽으로는 거실만큼이나 넓은 욕실이었고, 대칭구조로 마주보는 거울과 세면대 사이로 가운데 큰 욕조가 있었다. (샤워부스와 변기가 양 옆으로 독립되어 있었고 ㅋㅋ) 킬리안이 욕조 물 다 채우면 온수 다시 나오는데 한 2-3시간정도 걸린다고 얘기도 해줬고 어차피 바깥에 풀이 있는데 뭐- 하며 욕조는 역시나 손빨래할때에만 잘 사용했다.

그리고 목욕용품은 Shanghai Tang - Mandarin Tea. 꺄 오렌지꽃향이 완전 취향저격이었다. (네롤리 러버)

콘래드도 혹시..?하며 미니바 무한리필이 아닐까 기대했는데 냉장고위에 각종 양주병들이 놓여있는것 보고 바로 기대를 접었다. 냉장고에도 음료가 가득 채워져있었는데 모레아에서부터 가져간 남은 음료들과 물을 넣어두느라 다 빼내고 나중에 원상복구해놓느라 진땀좀 뺐네 ㅋㅋ

물은 리조트 곳곳에서 마실 수 있었고 턴다운할때마다 채워줘서 따로 사마실 필요는 없었다.

 

 

웰컴레터 봉투에 써져있던 Mr. and Mrs. Lee 때문이었는지, 와. 내가 결혼을 했고, '남편'인 이 오빠와 함께 보고있는 것들이 진짜란 말인가? 새삼 너무나도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작년 이맘때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으로 흘러온 다이나믹한 한 해에 우리에게 박수를 보내며 ' _'

에어콘 없는 보트 타고 오느라고 한껏 덥고 꿉꿉하고 더웠던 몸과 보라보라의 아름다움에 놀라 한껏 업된 마음도 같이 칠링할 겸 샴페인과 초콜렛을 맛보며 꿈같은 기분을 만끽했다. 🥰

(다음편에는 콘래드 리조트에서 먹은것을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