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갈지 모르는 것이었지만 어렸을때부터 신혼여행은 풀빌라가 있는 휴양지로 가겠다는 막연한 다짐이 있었는데, 막상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에도 역시 포기할 수 없던 조건은 풀빌라였다. 사실 신혼여행 동행인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관계로 풀빌라의 대표격인 몰디브를 선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위치상 하와이나 칸쿤을 가는 것이 딱이었지만 마음속에 품은 풀빌라 로망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눈을 돌리게 된 보라보라. 사실 보라보라야말로 머리속에 그리는 휴양지 풍경에 딱 들어맞는 곳이고 위치도 딱이었지만 예산(이라는 구체적인 선도 사실은 없었지만)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대가 문제였다. 하지만 이미 마음은 강력히 보라보라에 끌리고 있었고, 일생에 단 한번뿐인 신혼여행이라며 설득해(빡빡 우겨)서 사진으로만 봐왔던 남태평양의 진주, 보라보라로 신혼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항공: 인천에서 타히티까지
인천공항에서 타히티 파페에테 공항까지 이동하는 항공권을 살펴보면 가격대가 어마무시했는데, 어차피 환승이어도 미국입국심사와 수하물찾는건 똑같이 해야하기도 하고 남편과 LA에서 접선하기로 해서 인천 - LA, LA-파페에테 항공편을 따로 알아봤다.
인천-LA는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털었고, LA-파페에테까지는 에어타히티누이 인당 $789 항공편을 결제. (하와이안항공을 이용해 하와이를 경유하는 궁리도 해봤지만 매주 토요일만 항공편이 있어서 시간이 여의치않아 포기했다.)
에어타히티누이는 처음 이용해봤는데 타히티의 바다빛과 꽃을 테마로 한듯 담요와 쿠션색깔이 알록달록 너무 예뻤다. 비록 기내식은 선택의 여지도 없는 단일메뉴에 험블하기 그지없었지만 함께 마셨던 화이트와인이 몹시도 맛있었고 눕코노미로 푹 자며 이동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내 안전 비디오였는데 타히티에서의 즐길거리와 볼거리에 안전수칙 가이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넣어이렇게 집중해서 본 안전비디오는 처음이었던것같네
항공: 타히티 내 섬 이동
우리가 갈 곳은 모레아섬과 보라보라섬이었는데 타히티섬에서 모레아까지는 페리로도 이동을 할 수 있었지만 보라보라까지는 어차피 비행기를 타야했기에 에어타히티 패스를 사용해 타히티 - 모레아 - 보라보라 - 타히티 순으로 이동을 했다. 국내선 비행기는 양 날개 프로펠러가 노출되어있는 정말 타본 중 가장 작은 비행기였을것같았는데, 이 비행기도 완행(?)인지 시외버스 이동하듯 모레아 공항에서 잠시 정차했던 비행기는 모레아 공항에서 추가 승객을 싣고 보라보라를 향해 떠났다.
숙소
신혼여행을 준비하며 우리는 리조트 계열 신용카드 혜택을 노려보자며 그 중 아멕스 힐튼아너스 에스파이어 신용카드를 만들었었고, 타히티 내 힐튼계열로 몰빵하여 모레아 힐튼 리조트와 보라보라 콘래드 누이 리조트를 선택했다. 모레아 힐튼은 오빠 회사 직원몰(?)에서 가든방갈로 3박, 콘래드 보라보라는 힐튼 공홈에서 A Night on us (3박 시 1박 공짜) 오퍼로 킹오버워터빌라 4박을 예약함. 도착 전 메일로 신혼여행임을 어필하며 업그레이드 가능한지 물어봤었는데 (아님말고 마음으로!) 기대하지않게 모레아 힐튼에서도 킹오버워터방갈로로 업그레이드를 해주고 콘래드 보라보라도 오버워터풀빌라로 업그레이드를 해줬다. 사실 모레아 힐튼 체크인할때 타사를 통해 예약한건 규정에 따라 멤버십 혜택을 제공해줄수없기에 '너넨 조식을 먹을 수 없어'라고 해 입이 삐쭉이가 됐는데 숙소를 들어가보고는 어이쿠 감사합니다 입에 함박웃음이 그득해졌다. 아침 뭐 원래도 안먹는데요, 녜녜.
데이터 통신
타히티에 머무르는 8일의 기간동안 그냥 로밍을 할까 생각을 했었는데 찾아보니 SKT 로밍지역이 아니라고 나와서 포켓와이파이를 알아봐야했다. 오빠도 도착해서 원래는 로밍을 하려고 했었는데 US통신사 로밍요금이 1Mbps에 $3라고 나와 식겁하고 로밍해제, 같이 사용했다. (근데 그 사이에 잠깐 열어놨었다고 $13 결제됐다더라)
타히티 와이파이 https://www.tahitiwifi.com/ 에서 하루에 데이터무제한, 7.9유로 플랜을 선택해서 사전 예약을 했고 (사전예약완료시 5% 할인) 공항사무소가 있어 짐 찾고 나와 바로 수령할 수 있었다. 자정까지 운영을 해서 돌아가는 날 밤10시 비행기였는데도 출국장 들어갈 때까지 사용하는데 문제없이 반납할 수 있었다.
근데 말이 무제한이지-_- 타히티섬에서는 그나마 사용할만했지만 모레아와 보라보라섬에서는 너무 느려서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다행히 리조트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어 겨우 인스타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었다 ㅋㅋㅋㅋ🤣 그치만 포켓와이파이고 리조트와이파이고 전반적으로 동영상 재생이 원활하지 않은 정도의 속도라 8282의 민족에게는 매우 큰 인내심을 요구했다고 한다...
(사진을 안찍었네, 핸드폰 크기정도의 터치스크린 수신장비와 충전케이블/전원어댑터, 파우치를 대여해준다)
코로나 정책 (2021.12월 기준)
신혼여행을 계획할 시점만 하더라도 연말이면 잠잠해지리라는 기대에 부풀었었는데 출발일이 다가올때쯤 오미크론 변이가 나타나더니 그에 맞춰 타히티 입국 정책도 급히 변경이 됐고, 하루가 멀다하고 타히티 관광청 코로나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입국이 가능할런지 살피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https://tahititourisme.com/en-us/covid-19/ 미국과 타히티 모두 24시간 이내 음성 결과서(Antigen 가능)와 백신접종증명서만 있으면 입국에 문제될 것은 없었다. 다만 보라보라섬으로 이동할때에는 Healty Pass가 필요하고 Country of origin에서 발행한 백신접종증명서 또는 24시간 이내 음성결과서가 있어야한다는 것 때문에 머리를 싸맸었는데, 내가 갖고있는건 미국 CDC 접종카드이고 이걸 인정을 해줄지안해줄지, 안해주면 모레아섬에서 또 Antigen test를 받아야하나, 어딜 가서 받아야하나 이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때문이었다. 일단은 모레아 섬에서 Antigen test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고 가긴 했는데 막상 비행기탈때 CDC카드 보여주니까 OK해주더라, 떼잉. 그렇게 걱정했던게 허망하긴했지만 무탈해서 다행!
타히티 입국할 때에는 코로나 검사 키트를 받아 입국 심사 후 바로 셀프 코로나 검사를 시행했다. 그 자리에서 Antigen 검사를 하고 또하나 샘플은 PCR 검사를 보내서, 양성일 경우에만 따로 연락이 간다니 무소식이 희소식인것. 다행히 입국 후 따로 연락온 것은 없었음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