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상스런 날씨'
8일밤 한참 자다 빗소리에 깨서 텐트안의 짐들이 안젖게 정리하고 다시 잠들었는데
왠걸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가 눈으로 변해있었다
4월이면 봄기운이 느껴질만도 한 날씨인데 눈이라니
정말 신기했던건 도착 첫날 park ranger 아저씨가 '며칠있으면 비가 올게야-'라고 했는데
당시는 '날만 좋구만 왠 비' 했으나
똑들어맞을줄이야.. 역시 전문가!
눈이 오니 더더욱 꼼짝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또 하이킹해서 내려가야했다
아래쪽을 보니 눈이 없길래 밑에 가면 눈이 안오겠구나 했지만
왠걸~ 단지 쌓이지 않을뿐, 오히려 질척질척 눈이 더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눈에 땀에 찝찝함이 최고조에 달해 작업장소로 가니
흙은 젖어 가장 challange한 시츄에이숑이었다
결국 이날은 일찍 일을 접고 올라왔더랬지
옷이 몽땅 젖었는데 sasan이 아이디어를 내어
밴 안에 가스스토브로 불을 피워놓고 몸도 녹이고 옷도 녹이기로 했다
'이사람아 불이 연소하면 생성물이 이산화탄소와 물인것도 모르니'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차가운 텐트안에서 축축한채로 오들오들떠느니 백배 낫지
따듯한 밴 안에서 (거의 사우나 수준)
음식배달조는 노래들으며 수다타임을 가졌는데 (결국 밴 배터리 방전됨)
재밌었다
사우나같다고 하며 한국의 찜질방 얘기를 하다 비디오방까지 설명해주게 되었는데
sasan 요자식은 비디오방을 비디오'호텔'수준으로 이해했는지
낄낄거리며 상당히 좋아하더라
덴마크에서 온 sasan은 나혼자 붙인 별명이 miss congeniality 였는데
어찌나 여기저기 잘 나불대고 들이대던지
음식배달조 대화의 80%를 주도했다
한번은 hotchick이 한국말로 뭐냐길래 영계??로 알려줬더니
얼굴보기만 하면 '용계에~~~"해대는통에 '이쁘니'라고 해라 했더니
그다음부터 떠날때까지 눈마주치면 '이쁘니~~~ 용계에~~~' (조이의 'how u doin'버전으로)해댔다
웃긴놈
그래도 이아이의 충분히 자본주의적인 對USA 시각을 보고 아 요런 생각도 있겠구나
눈이 오던 날은 밴안에서 따듯하게, 그치만 꼼지락거리지 못해 뻐근하게 잤더니
다음날은 날이 개기 시작하더라
(하지만 눈은 그대로)
- 10일 작업장에서 보이던 grandcanyon, 위쪽에 눈은 그대로 있습니더